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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쪼대로 말하기/여행

제주도 자전거여행 / 3일차 - 우도에 막무가내 텐트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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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의 일출.. 구름때문에 안보이지만.. 난 일출을 볼 정신도 없었다 ㅠ.ㅠ>

난.. 라면을 먹을때 부는 바람이 다인줄 알았다..
텐트에 누워 세차게 부는 바람.. 좀 부네 라고 생각했었다..
빨리.. 민박이던 자리를 옴기던 판단을 내렸어야 했는데..

역시나.. 난 텐트치고 잘꺼라는 어이 없는 내 욕심때문에...

내가 선택한 결과를 난 고스란히 받아야만 했다.




10시 51분 바람이 쪼매 분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이었다..




11시 42분 바람세기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한다.. 조용히 바람소리에 내 맘은 쪼라든다 ㅠ.ㅠ
갑자기 텐트 걱정이 된다..



2010년 9월 11일 00시 01분
바람 방향이 바뀌었다..
사방에서 몰아친다..

지금이라도 민박으로 옴길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지만..
그래 부러라.. 난 안움직인다 라는 똥고집이 발동한다..




4시 25분
바람이 사방에서 몰아친다..
뭐.. 이런 바람이 다 있노..
완전 미치겠다.. 눈물난다..

심장이 미치도록 빨리 뛴다..
바람소리와 내 심장 뛰는 소리가 같이 썩여 들린다..

심장이 터질거 같아.. 더 빨리 뛰면 심장이 마비될거 같다는 생각에..
누워서 심호헙을 한다..
깊게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내쉬고...



5시 28분..
이야.. 이젠.. 할말도 없다..
멍하니.. 그냥 눈만 감고 숨만쉰다..

이제 곧 해가 뜨니.. 해뜨면 바로 철수하자라는 생각도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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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시38분..
딱 하는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텐트 한쪽이 무너진다..

설마 설마 했는데..
폴대가 부러졌다..

순전히 바람 때문이 아니라.. 텐트를 고정하기위해 지주대를 박았는데..
그게 바람때문에 빠지면서.. 한순간의 폴대로 전해졌는가 보다..
그래서 윗쪽 폴대가 두동각이 났다..

언능 밖으로 나가 나머지 폴때를 빼고..
텐트를 깔고 앉았다..

정말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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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시 47분..
해안선을 바라보니..
해가 뜬다..
타이밍도 타이밍도 이런 타이밍이 없다..

일출보려고 이고생을 했는데.. 일출을 보기는 커녕..
텐트 정리한다고.. ㅠ.ㅠ

ㅇ ㅏ.. 뭐가 이래..
ㅇ ㅏ.. 바람이 조금 부는게 아니라.. 많이 분다고 좀 해주시지..

그리고 나또한 참 어방한짓 했다..

텐트는 바람 안부는곳에 쳐야 되는데..
화순해수욕장에서도 그래 고생했으면서..

아 바보멍충이...

멍한 정신에 짐싸는것도 힘든데.. 바람때문에 속도가 더욱 더뎌 진다..

텐트.. 바람안부는곳에 쳐야 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