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쪼대로 말하기/여행

제주도 자전거여행 / 3일차 - 혼자 여행하는 법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섭지코지에 해가 지려고 하고 있다. 보이는 건물은 사유지 들어오지 말랜다.>



표선 해수욕장에서 1시간 이상을 쉬며..
다시금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오늘 성산까지 가자고..
홍근호님은 일단 간는데 까지 가자고...
그리고 한라산 오르는건 힘들지 않냐고도 말씀을 하신다..

뭐.. 일단 가보죠 라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쉼을 즐긴다..

3시 30분 표선해수욕장 출발~~~

걸으면서 자전거를 끌고가다가..
타려고 하는 순간에.. 정근이한테서 전화가 온다..

메일로 페이스북 친구 추천이 왔다고.. 페이스북이 뭐냐고 묻는다..
그냥 그런게 있다고 하고.. 짐 바쁘다.. 나중에 애기 하자고..
통화시간 1도 채 안되서 전화를 끊었다..

어라... 홍근호님이 안보인다..
흠... 약 26시간 만에.. 홍근호님과 헤어졌다..

빨리 자전거에 올라타서 달린다..

일주도로 어디쯤.. 또는 성산 들어가는 해안도로에서 기다리시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패달을 밟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6시 19분..
신선리 도착
여기서부터 일주도로와 해안도로로 갈라진다..

해안도로 에서도 홍근호님을 볼수 없었다..

물을 마시며 잠시 생각해본다..

나의 일정을 홍근호님께 강요한건 아닌가..
월래 혼자여행이 힘들고 외로운건지 알면서.. 애써 누군가와 함께 하려고 한건 아닌가..
흠... 내가 너무 생각이 없었나..

우선 죄송한 마음이 앞섰다..
인연 닿으면 또 뵙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혼자 여행에 전념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인듯한...
멀다.. 과연 저기까지 갈수 있을까..
혼자는 힘듬도 2배다..
쉬어도 쉰거 같지가 않다..
아직 난 익숙해지지 않았나 보다..

혼자니깐 이런 나약한 생각이 먼저 들어 버린다..
난.. 화순해수욕장까지 어둠과 맞바람을 뚫고 왔던 나.. 으하하하

다시금 오늘 해지기전까지 성산까지 가리라 마음 먹고.. 출발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장소를 줌땡겨서 찍음... 역시나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가 맞다>

혼자라서..
섭지코지 성당에서 송혜교님이랑 영혼결혼식을 올려야지 라는 엉뚱한 동기부여..
난 송혜교님 좋아한다..
예전 수호천사라는 드라마 할때.. 완전 빠졌었다..
수능공부한답시고.. 독서실가서 그거 봤다..
재방송도 챙겨봤다..

그래 성산까진 모르겠지만.. 섭지코지로 가서.. 영혼결혼식을 딴딴다...딴딴다~~~
물 한금 하고.. 달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해안도로의 사이클링의 장점은..
1. 차가 그이 없다.
2. 도로의 균형이 잘맞다.. 즉.. 급격한 오르막이 없다.. 급격한 내리막도 없지만..
3. 시원하다.. 맞바람으로 인해서;;;

시선은 바닷가를 보며 달린다..
매 순간 순간 구름모양이 변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성산 일출봉으로 거대한 구름덩어리가 몰려온다..
이야.. 정말 큰 구름이다..
정말 정말 크다..

그 구름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16시 36분..
죠스로 바뀐다..

죠스가 나타났다.. 죠스가 나타났다.. 빠밤 빠밤 빠밤..
일출봉을 잡아 먹으려는듯 하다..
안돼~~~~~ 일출 볼꺼란 말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헌데.. 난 왜 성산 일출봉이 산방산처럼 보일까.. ㅇ ㅏ .. 토나와...
그래 잡아 먹어라 먹어..

아니다.. 성산은 내가 송혜교님과 영혼결혼식을 올릴 신성한곳..
감히 죠스따위가..
내가 가서 죠스를 잡아야겠다..

달린다...

죠스 너 딱 기다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0분뒤.. 녀석이 쪼란나 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6시 43분..
일출봉과 섭지코지 가는길로 나뉘어 진다..

흠... 해가 지려면 아직 시간이 충분하다..

그래.. 영혼결혼식을 올려야 한다..

섭지코지로 고고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해가 떨어져.. 그림자가 길어진다..
하지만 그 따가움은 여전하다..

나도 참 둔한게.. 썬크림을 오늘 서귀포에서 사서 발랐다..
벌써 얼굴과 다리는 다 탓는데 말이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섭지코지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꽤 먼데..
갑자기 드는 생각..
성산일출봉이라고 하면 저 산위에 올라가서 일출을 봐야 하는건가..
아니면.. 죠기.. 산옆에 해거 걸리는건가?? 라는 의문...

올라가야 된다면 어케하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기 뽈록 튀어나온곳..
영혼결혼식을 떠올렸던 곳인거 같다..

16시 22분.. 현재 시간.. 17시03분.. 오는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별로 안머네 ㅎ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섭지코지로 들어가고 있음.. 헌데.. 저건 뭐냐..유리건물안에 왠 공이...
볼링장은 볼링핀이 세워져 있으니깐.. 저기도 골프장인가 ㅋㅋㅋ 최첨단 골프장 ㅋ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차장 옆 벤치에 자전거를 파킹하고..
성당을 찾아서.. 올라가는데..

정말 경치 좋은곳에.. 건물이 있다..
말도 풀어놓고 키우고..

하나뿐인 푯말에.. 사유지라 들어오지 말라는 문구..
누구꺼일까..
아무튼 담을 높게 안치고 요란스럽게.. 사유지 어쩌고 저쩌고 하지 않아..
웬지 겸손함이 묻어 난다..
저렇게 오픈해놓은것으로 감사한다..

좋은 휴가 보내소서.. 누구신지 몰라도 저도 초대좀 해주시고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앗.. 저기.. 성당 인가. 교횐가.. 째던 송혜교님이랑 영혼결혼식을 올리려고 했던 장소가 맞는가본데..
저기까지 올라가야 한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송혜교님에겐 원빈아저씨가 있으니깐.. 뭐.. 두분 오래도록 행복하세요~~

난 내려온다..

자전거도 없이 어떻게 가...
3보 이상 거리는 자전거 탑승...크크크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도 좋다..
관광지 딱 한군데 들렸는데..
여길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져기 밑 지붕달린데 내 자전거가 파킹되어 있다..
언능 내려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ㅋ ㅑ~~~
멋지다..
사진찍는 기술을 배우고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 송혜교님과 원빈 아저씨의 행복을 빌어주고..
서둘러 내려간다..

바로 성산일출봉으로 고고싱..

사용자 삽입 이미지

17시 47분.. 바로 일출봉이 보인다..
이야.. 잔디가 덥힌게 이쁘다..

헌데.. 일출보려면 저길 올라가야 되는건 아니겠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지개가 폈다.. 정말 20년만에 처음 보는 무지개인듯 하다.>


마침 동네 주민분에게..
몇가지 물어봤다..

걸어서 20분~30분 올라가야된단다..
오... 이런.. 결국 우려하던 사태가 발생..

머리를 굴린다..

혹시나 해서.. 우도에서도 일출을 볼수 있나요? 라고 묻자..
당연하지..
오.. 굿 아이디어..
난 과감히 우도로 들어가길 결정하고..
시간을 체크.. 엇.. 막배가 18시에 끈긴다..

성산항까진 자전거로 약 10분 걸린다고 하신다..

감사합니다 하고..

무지개를 바로 보시는 뒷모습을 한컷 찍고.. 바로 달린다..

타야한다.. 꼭 타야한다..를 되네이며..


사용자 삽입 이미지

17시 59분.. 성산항 도착..
우선 배가 출발하는곳으로 먼저간다..

배타는데 앞에있는 아저씨게 혹지 마지막 배냐고 여쭤보니 그렇다고 하신다..
언능 가서 표를 끈어오라고 하셔서..
바로 표를 끈으로 갔다..

성인1명, 자전거1대.. 편도 2,500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18시 04분..
어라 배가 떠난다..
표끈어 오라고 하시고선 ㅠ.ㅠ

하지만 내가 탈배는 저배가 아니다..
저밴 하우목동항으로 들어가는 배고..
내가 탈배는 저거보다 더 작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8시06분..
정박해 있는 조금 작은 배에 탑승..

내 자전거가 보인다..
근데 사람이 너무 적다..

1톤트럭 1대.. 운전기사 1명.. 나.. 내 자전거.. 그리고 우도로가는 청년 1명..
배에 탄사람들 정말 많아 봐야.. 8명 남짓..
그나마 3분은 일하시는분들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도로 고고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 멀리 우도가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점점 가까워 지는 우도..
이야.. 우도에서 1박이라..

예상에로.. 이렇게 한다면 1박을 줄일수가 있을거 같다..
월래는 성산에서 1박이었는데..

바다를 보며..
혼자여행을 한번더 생각해보았다..


혼자 여행은 힘들다.. 하지만 그 만큼의 매력도 있다..
혼자 여행은 쓸쓸하다.. 하지만 그만큼 소소함도 있다..
혼자 여행은 피곤하다.. 하지만 순간 순간의 동기부여로 힘이 솟는다.

혼자 여행에서 가장 필요한건.. 선택이다.
순간 순간 스스로 판단을 해야하며.. 잘못된 판단의 결과도 고스란히 자기가 감당해야 하므로..

혼자 여행에서 가장 필요한건.. 마음가짐 이다.
맛있는걸 먹을때 누군가 없다고.. 감동 받을 장소에 누군가 없다고 하나 이상을 필요로 한다면..
하나 이상일때 이런것들은 반감이 된다.

혼자 여행에서 가장 필요한건.. 의지다..
모든것을 혼자 해야 하고.. 해내야 한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혼자 여행에서  가장 필요한건.. 목표와 목적 그리고 원칙이다..
목표와 목적... 원칙이 없는 혼자 여행이라면.. 그냥 그런.. 시간과 돈만 버리는 패키지투어보다 못하다

혼자 여행에서 가장 필요한건..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건.. 용기다..
혼자 부딪히고.. 감당해야 하고.. 느끼고 감동 받으려면 당당히 혼자 떠날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우도로 가는 배 동영상..



일몰이 역시나 멋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8시 22분..
우도항에 도착했다..
항 바로 앞에 관광안내소가 있다..
바로 망설이지 않고 텐트 칠만한곳이 있냐고 여쭤본다..

아주 좋은곳이 있다고 하신다..
검멀레라는 곳에 잔디도 깔려있고 장소도 아주 좋다고 하신다..

바로 출발.. 해가 떨어지기 때문에..

검멀레로 가는 도중.. 민박을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씻는 문제와 빨래.. 그리고.. 무엇보다..
그냥 이불위에서 자고 싶다라는 생각....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검멀레로 가는 표지판..
얼마 남지 않았다.. 어두워 지기 시작한다..
빨리 가야한다.. 그래야 텐트를 칠수 있다..
아니다.. 민박을 할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검멀레 가는길의 마을 모습..
파란 지붕이 인상적이다..
너무나 고즈넉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8시 46분..
검멀레 도착..
이야.. 이곳을 보자 텐트를 치기로 한다..
이곳이면.. 바로 내일 해뜨는게 보일것이다..

최고의 장소이다..
텐트를 치는데.. 마을 주민분이.. 오늘 바람이 조금 많이 불거 같다고..
튼튼하게 치라고 하신다..

자전거 여행을 혼자 왔다고 하니.. 어떻게 혼자 왔냐며..
친구가 없냐라는 눈빛으로 애처롭게 보시더니 가버리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텐트 완성.. 냐하하하..
화순에 칠땐 마로쥔님이 도와 주셔서 쉬웠는데..
혼자 치니깐 조금 더뎠다..

하지만.. 쳤으니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전거 짐 묶으는걸로 단단히 고정을 하고..
혹시나 몰라서 나무틈새에 핀을 꼽아서 튼튼하게 쳤다..

태풍이와도 날아가지는 않겠다...

헌데.. 자전거 짐끈으로 저렇게 할꺼라는걸 어찌 생각해냈을까..
난 천재다.. 우쭐 우쭐..ㅋㅋㅋ

텐트까지 치니..
몸의 찝찝함과.. 배고품이 내 머리속을 사로 잡아 버렸다..
더구나 오늘은 썬크림을 엄청나게 발랐다..
아니 부었다.. 그래서 씻어야 한다..

슈퍼나 샤워 하는곳을 물어 봐야 하는데.. 뭐.. 사람이 없다..

할수 없어.. 텐트친 옆.. 펜션으로 가는데..
웬 사람들이 나온다..

그래서.. 샤워하는곳좀 알려 달라고 하니.. 없다고 하시더니..
불쌍한 표정 더 지으니깐..
열쇠를 주며.. 여기서 하라고 하신다..

앗 감사합니다..

펜션 관리하시는 분 방에 딸린 화장실이었다..
너무나도 감사 감사..
할아버지셨는데 참 인자하셨다.. 천천히 씻으라고도 하시고..

샤워를 마치고.. 밖에서 서성이는 할아버지께 슈퍼를 여쭤보았다..

아.. 구멍가계.. 죠기 위에 올라가면 있어 헌데 문닫았어..
웁스...
식당이 있는지 여쭤보았다..
아... 죠기 위에 올라가면 있어... 헌데 문닫았어..
웁스..

여긴 6시만되면 문을 닫는단다.. 이런 ㅠ.ㅠ

그래도 올라가보니..
식당에서 구멍가계도 같이 하더라 ㅠ.ㅠ

하지만 아직 문을 안닫았다는것..
손님들이 있어 장사를 하고 있었다..

그기서 컵라면과.. 삶은계란.. 소주 한병, 담배한갑을 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컵라면 맛은.. 모르겠더라..
소주 한잔을 못먹겠더라..
삶은 계란엔 손도 안가더라..

대충 먹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른쪽 위에 빛나는것은 우도 등대>
 


바닷가를 하염없이 바로 보며..
외로움에..
여기저기 전화을 해댄다 ㅡㅡ;;

누군가 옆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또 간절하다 ㅠ.ㅠ
혼자 여행하는 법 내가 말했지만.. ㅠ.ㅠ


몇통의 전화를 끝내고..
텐트로 들어가 여행기를 정리하는데..
바람이 심상치 않다..

화순때보다 10배는 더 쎈 바람이다..

뭐..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며 텐트에 누워서..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