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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쪼대로 말하기/여행

제주도 자전거여행 / 2일차 - 혼자 여행하는 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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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나를 무척이나 힘들게 했던 산방산... ㅇ ㅏ.. 토나와>

나도 남자인지라.. 군대를 다녀왔다..
대종.. 혹한기때 천막에서 당연히 자봤다..
하지만 텐트에서 처음 잠을 청하는건 녹녹치 않았다..

밤새 바람이 텐트를 못살게 굴었다..
그런 바람에 힘들어 하는 텐트는 내게 온전히 되돌려 줬다.

펄럭이는 소리.. 소리.. 소리.. 시꺼러워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생각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바람이 텐트가 흔드는 것을.. 꼭 사람이 흔드는거 같다..

흠짓 흠짓 놀란다..

마로쥔님께서 이런애길 하셨다..
여행중에 제일 무서운건 사람이라고..
난 100% 공감 했다..

혼자여행의 아쉬운점.. 아니 힘든점..
사진찍을때.. 혼자 텐트에서 잘때.. 자전거탈때.. 밥먹을때.. 좋은거 같이 못볼때.. 등등..
ㅇ ㅏ..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간절했던 밤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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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9일 08시 34분 기상..

바로.. 내가 왔던길을 보왔다..
구름에 덥혀 있는 산방산.. ㅇ ㅏ.. 토나와...
내가 왔던길이.. 산방산의 바위절벽 밑 숲속으로 도로가 희미하게 보인다..
아마 그곳으로 온거 같다..

ㅇ ㅏ.. 산방산을 낮에 못본게 못내 아쉽다..
다시 가볼까.. 말까.. 가까 마까 가까 마까..하다가..

접기로 한다.. 하지만 아쉬움은 계속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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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아침을 먹자.. 그리고 화순해수욕장을 둘러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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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가에 덩그러니 서있는 야자수 나무가 인상적이다.. 그래도 난 혼잔데.. 셋이라 좋겠다>


오늘 아침은.. 사발면에 햇반..
아웅.. 입이 까끌하다..
밥과 얼큰한 찌게을 먹으면 좋겠는데..

별로 먹지도 못했다..
하지만 오늘도 자전거를 타야 하기에.. 억지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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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텐트를 친곳..
위치적으로는 아주 기가 막힌 장소지만..
잠 설친걸 생각하면 ㅠ.ㅠ

째던.. 텐트가 있으니깐 그 바람에 춥지도 않고.. 아무튼 고맙다 텐트야..
내겐 니가 있다..네겐 내가 있고..
남은 일정 잘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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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로 그런건 아닌데..
텐트 대문앞에 야자수 나무 3그루가 덩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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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해수욕장..
풀장이 있다..
그것도 무료 풀장.. 이야 가족들 놀기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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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쉴수 있는 곳도 있다..
시설은 좋은거 같다..
지금은 사람이 없어서.. 글치..

성수기땐 꽤 사람이 많았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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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의자 밑에 물이 흐른다..
ㅋ ㅑ ~~~ 지하수라.. 굉장히 시원하다..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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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가 샤워한곳...
넓찍한 샤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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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탕도 있다..
마로쥔님께서 있다고 하셨는데..
어제는 어두워서 잘 안보였는데..

이야 좋다~~~ 걍 여기서 올인 하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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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시선이 산방산 쪽으로 향한다..
자전거를 끌고 올라왔던곳.
지금이라면..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 올수 있는데..

알랑한 내 자존심에.. 내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마로쥔님과 인사를 하고..
10시에 화진 해수욕장 출발~~~

가는길에 약국에 들렀다..
가랑이가 너무 쓰라려서..

자전거를 오래 탔다라고 말씀 드리니.. 피부와 마찰이 생겨서.. 화상이라고...
광범위 화상약을 주셨다..

바로.. 발랐다...
오.. 미끈 미끈.. 안바른거 보다..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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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올라왔던길 계속되는 오르막길>


화순해수욕장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중문해수욕장까지 가려고 했지만..
지도상에서는 중간에서 도로가 끈긴다..
그래서 바로 일주도로를 타고.. 달리는데...

날씨가 장난 아니다..
덥지는 않다.. 맞바람이 불어서 ㅠ.ㅠ

땀도 식는다.. 다만 햇볕때문에 다리가 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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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야할길.. 역시 오르막 ㅠ.ㅠ>

20분도 채 달리지 않아.. 거늘에서 쉰다..
출발할때 시원한 물을 샀지만..
물이 뜨겁다..

아띠.. 어제 너무 무리를 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출발을 해야 하는데..
난.. 너무 느리다 ㅠ.ㅠ

그래도 이젠 마음이 조금 가볍다.. 즐길수 있을거 같다.. ㅋㅋㅋ 지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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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57분..
잠시 쉰다..

마트에서 생수 큰거와 설레임을 하나 사서.. 열을 식히고..
길을 살펴 본다..
햇볕은 더 뜨겁고.. 맞바람 역시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 코스를 잡아 보기로 했다..

어라.. 근데 마트로 반가운 사람이 나타 난다..

어제 내게 전투 식량을 주신.. 홍근호님... 이야.. 정말 반가웠다..

서로 앉아서.. 어제 있었던일을 애기 하는데..

홍근호님은 화순 해수욕장까지 오다가 포기하고..
대정 근처에서 1박 하셨다고 했다..

일정은 중문에서 1박을 같이 하자..
나도 어제 무리를 해서.. 많이 달리면 안될거 같아서..
제안을 했다..

흔쾌히 수락하시는 홍근호님..

어제 일을 떠올리며.. 혼자인게 싫었는데..
정말 다행이다..

홍근호님은.. 오산에서 자전거를 타고 목포에서 배타고 제주도에 오셨다..
중장비 운전을 하시는데.. 잠시 그만두고.. 여행을 오신거라고 하셨다..
멋지신분..
자전거가 좋다.. 자전거입문자용 무려 57만원 짜리..

그래서.. 평지나 간단한 오르막을 달려도 나보다 빠르다..
내가 30초만 늦게 출발해도.. 일주도로에서 손가락만하게 보인다..

부럽다 ㅠ.ㅠ

홍근호님은 지도를 안보신다..
길이 양갈래면.. 무조건 해안쪽으로...
그래서.. 조금전 화순 해수욕장에서도 해안가로 갔다가..
길이 없어서 다시 올라오셨다고 하신다..

올라올때.. 조금.. 오르막길인데 ㅎㅎㅎㅎ

안덕계곡을 따라 가면 바다가 나온다는 홍근호님의 감에 따라..
해안가로 흐르는 안덕계곡을 따라 간다..

앞잡이 이수근님이 그러셨다..
인생은 ..

첫째날 부터 명언이라고 생각했다..
오르막길이 나오면.. 악착같이 패달을 밟았다..
자전거에서 내리면 안된다.. 한번만더.. 한번만더...
여기서 포기하면.. 내리막의 시원함을 느끼지 못한다...
곳 내리막이다.. 최대한 오르막이 길기를...

안덕계곡은 제주여행중 가장 긴 오르막 에다가 경사도도 가장 높은 오르막이다.
다행인건.. 일주도로가 높은곳에 위치해있어서..
그래서 내리막길은 더욱 달콤했다..

정말 멋진.. 내리막길...
정말 최고의 기분이었다...

이런 기분을 같이 느낄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건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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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해수욕장을 바라보고 계시는 홍근호님>

저 끝.. 암석지대만 돌면 중문해수욕장인거 같다..

역시나 내리막이 많은 해안도로.. ㅋ ㅑ ~~

홍근호님과의 차이는 정말 많이 벌어졌다..
어째 저리 빠를까.. 싶을 정도로..
가는 도중.. 산길이 나와서..

논일을 하시는 할아버지께.. 중문해수욕장을 가는 길을 여쭤 보았다..
지금 가는 길을 따라가면 돌이 많아 자전거로 안되고..
제주도 방언으로뭐라고 하시는데..

내심.. 뭐.. 갈수있겠지..라고 생각하고..
감사합니다 말을 하고 다시 달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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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처리장이 나온다..
길이 없다..
ㅇ ㅏ.. 어이가 없다..

왔던길을 되돌아 갈수는 없고..
다른 방법은 산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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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코너만 돌면 중문 해수욕장인듯 한데..
오르막을 죽도록 싫어 하시는 홍근호님.. 산을 넘을바에야..
이 올레길을 자전거를 끌고 가자고 하신다..
혼자라도 가신다길래.. 괜히.. 따라 나선다..

나역시 끌고 가는데..
바로 앞 코너까지 가서 내가 말렸다..
왔던길 말고.. 뒷산을 넘어 가자고..

그래도..
이길을 가신다고 하는 홍근호님..
겨우 말리고 말려서..

45도 쯤 되는 경사를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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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 다리건너서 있는 하수종말처리장(?)옆 해안가로 자갈길이 펼쳐져 있다.>

오르기전 잠시 쉬면서...

아까 할아버님의 말씀을 확실하게 듣고 오는건데..
나의 자만심때문에..홍근호님께 죄송하다고 했다..

홍근호님은 웃으시며.. 괜찮다고.. 이런적 많다고...

언덕을 오를 걱정을 하며..
시원한 냉면이 먹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홍근호님이 충격적이 말을 하셨다..

얼음 동동 떠 있는 물회가 제격이지

물회,물회,물회,물회,물회,물회,물회,물회,물회


와~ 완전 충격적이다.. 완전 물회에 난 꼽히고 말았다.
물회를 생각하며.. 언덕길을 자전거 끌고 올랐다..

그리고 중문으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해볕이 장난 아니었다..
그리고 맞바람에 언덕길...

하지만 이미 내 머리속은 온통 물회로 가득 차있었다..
물회 물회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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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 17분.. 중문관광단지 도착..
갈증이 심해 편의점에 들려 시원한 물과.. 냉커피를 마셨다..
중문단지 중간쯤 제법 큰 편의점이 있는데..
에어컨 빵빵.. 와.. 천국이다..
문명의 발전.. 이래서 좋은거구나...

편의점에서 나오는길에..
예초작업을 하시는 아저씨라고 하기엔.. 조금 나이가 많으신분께 여쭤 보았다..

중문에 물회 파는곳이 있는지..

물회...가 뭐냐는 표정.. 헉

다시 충격이다..
아까와는 다른 충격이다.

물회 파는곳이 없다니..

그래서 횟집을 물어보니..
중문에서 20여분더 가면 대포(?)포구가 하나 있는데..
그기에 횟집에 몇개가 있다고 하셨다..
20분 더 못간다.. 난 죽어 도못간다..

 슬며시.. 나의 자만심이 홍근호님께 애길했다..

"중문해수욕장에 내려가면 근처에 횟집이 많을꺼예요
일단 해수욕장으로 갑시다.."

"흠.. 있을까.."

" 내가 부산에서 와따 압니까.. 해수욕장옆에는 회센터가 있습니다"


정말.. 부산 해수욕장 근처에는 무조건 횟집이 있다..
불쌍한 홍근호님.. 내말을 또 믿어 주셨다..

다행이 편의점까지 오는길도 내리막길.. 해수욕장가는길도 내리막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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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회센터도 없는 이딴 해수욕장이 다 있어 ㅠ.ㅠ>
14시 40분.. 중문해수욕장 입구 도착..
은 했는데.. 백사장 뒤로 해수욕장이 없다..
그리고 해수욕장은 한참이나 내려가야 한다..

ㅇ ㅏ... 미치겠다..
뭐.. 이런 어이 없는.. 황당.. 어처구니 제대로 없다.. 부끄럽다..
물회는 어디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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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랜드 5가지 패키지 투어..
물회 5가지 패키지를 먹고 싶다..

중문해수욕장은 보는둥 마는둥 하고..
포구로 가기로 하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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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컨벤션 센터가 보인다..
오르막길.. ㅠ.ㅠ

컨벤션 센터 뒷쪽 벤치에서.. 잠시 쉬기로 하고..
숨좀 돌렸다..
아니 푸욱 쉬었다..
기력쇠진..

물회에 대한 집착은 더욱 강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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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시 6분..
포구 몇군데 횟집중에.. 물회라는 메뉴가 적힌 현수막을 발견...
와~~~
심장이 두근반 세근반..

한치물회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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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무조건 맛있었다..
완전 맛있었다..
ㅇ ㅏ.. 다시 먹고 싶다 물회.. 물회..

물회를 먹으며.. 오늘 근처에서 숙박을 하고 푹 쉬자고 했다..

물회를 먹고 근처에 민박집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이동..
월드컵 경기장 가기 3.5Km 전..강정동에서.. 민박을 잡았다..

그리고 샤워를 하고..
식당에서 김치찌게를 사먹었다..

시큼한맛 최고다..
일찍 잠자고 늦게 일어나자..
오늘 쉰만큼.. 내일은 무조건 달리자고 애기하고 단잠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