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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쪼대로 말하기/여행

삼랑진으로..

11월 1일 월요일 강의를 듣고.. 중간 쉬는 시간에..
학숙장님께서.. 같이 집에 가자고 하신다..
사모님이 캄보디아에 가신다고..
같이 있자고 하신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ㄴ ㅔ .. 알겠습니다 라고 답했다..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까지 묘한 설레임속에서 하루하루를 지냈다.
여행이라서 그런가..

목요일 저녁 9시 30분 학숙에 도착..
쇼파에 앉아 있으니..
강의실에서 새어 나오는 학숙장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언제나 열정적이시다..
목소리 한올 한올에서 강한 신념이 베어 나오신다..

지금이라도 들어갈까 하다가.. 오히려 방해가 될까봐..
그냥 기다리기로 한다.


책꽂이를 살펴본다..

학숙보 모음집에 손이 갔다..



낮익은 선배님들의 글귀와..
학숙의 10여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내가 몰랐던 10여년의 세월들..


강의가 마치고..
학숙장님과 부산역으로 향했다..

내겐 지금부터가 낮선 길이다..
낮선 장소이고 익숙치 않은 것들이 많다..
그래서 설레이고..
이런것을 여행이라고 하는것일까..

학숙장님껜..
익숙하고.. 언제나 다녔던 길의 낮익은 것들..
항상 하시는 13년 동안 변함없었던 동선.. 시간들..
이런것을 일상이라고 하는걸까..

난.. 학숙장님 일상으로 여행을 떠나는것일까..
여행이라고 할수 있을까..

부산역으로 가는길..
천천히가도 된다라고 말씀하신다..
부산역에 도착.. 아직 시간은 30여분이 넘게 남았다..
이 30분이 라는 시간이 너무 길다.. 혼자말로..
다시 한번더.. 30분이 너무 길다.. 라며 혀를 차신다..
13년 동안을 같은 길을 다녔을텐데..
아직 부산역에서의 기다리는 30여분은 익숙치 않으신가 보다..

부산역 2층을 몇바퀴 돌고..
광장으로 나와 다시 광장을 몇바퀴 돈다..

여쭤보고 싶었다..
어찌 13년 동안 이렇게 하셨냐고..
여쭤보지 못한다..
같이 30여분을 기다리는 사람조차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학숙장님의 13년은.. 어디에도 없다..


23시 출발 무궁화호..
삼랑진역 까지 걸리는 시간은 33분..
부산역에서 기다리는 시간만큼이면.. 삼랑진에 도착한다..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꽤 있다..
학숙장님은 앉으시자..눈을 지긋이 감고..
선잠에 드시는듯 하다..


삼랑진역 도착..
부산역에서 기다리는 30여분 보다..
훨씬 짧다..

부산역에서 기다리는 30여분은 학숙장님껜 어떤.. 무슨 시간일까..

삼랑진역에서 다시 차를 타고 10여분을 더가야 학숙장님댁이 나온다..
도착하자 마자..
와인병을 꺼내드신다..
와인을 마시며..
니 하고 싶은데로 하라고 하신다..

난.. 뭘 하고 싶지..
난.. 뭘 해야 하지..

11월 5일..
아침 7시 30분이 조금 지나 일어나서..
학숙장님과 아침을 먹고..

다시 학숙장님께서 말씀하신다..
니 하고 싶은데로 하라고..

난.. 다시 잠을 잔다..


근처 식당에서 점을 먹고..
천태호로 드라이브를 간다..

삼랑진에는 양수발전소가 있다..
2년전.. 학숙에서 양수발전소 견학을 했다.
그날 학숙장님댁에서 1박을 했고..

천태호는 처음이다..


벌써 삼랑진에는 단풍이 절정이다.
울긋불긋..
물감으로 과연 이런 색을 표현할수 있을까..
이런 감동을 물감이 전해줄수 있을까..

주말이면.. 이곳으로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하신다..

검색을 해서 찾아보니..
양수발전소를 건설할 당시 천태호 공원도 같이만들었는데..
지금은 아주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라고 한다..


인공호수 답지 않게 물은 1급수라고 하며..
양수발전 시설이 작동되면.. 호수 물이 빠져서.. 안태호로 이동한다..
그 낙차로 발전기를 돌리는 것이고..
안태호의 물들은.. 고리 원자력발전소이던가..
째던 저녁에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이용해서..
다시 천태호로 물을 끌어 올린다..

2년전.. 견학갔을때 들은 애기다.



등산객들이 제법있다..

저 멀리 보이는 능선을 따라 등산하는 코스가 3시간 가량인데..
학숙장님께서 다음에 야간 산행을 하자라고 하신다..

다가 오는 봄이 기다려진다..



천태호 바로 옆에 있는 꿈바위.
새로운 도전의 꿈을 가슴에...


그냥 바위일 뿐인데..
가드레일을 설치하고..
꿈바위라고 하니깐..
꽤 그럴싸 하다..

역시 스토리텔링이 있으면.. 바위도 그냥 바위가 아니게 된다..
새로운 도전의 꿈이라..



이렇게 천태호의 물들을 막아놨다..
거대하다..

잠시 생각 난다..
이곳에 양수발전소를 건설한 가장 큰 이유는..
이 산이 돌로 되어 있기 때문이란다..

안태호에서 물을 끌어 올릴때..
엄청나게 큰 모터를 돌리는데..
그 진동 때문에.. 돌산이 아니면.. 산이 무너진다 라고 들었던거 같다..

째던.. 가슴이 확 트인다..


학숙장님 댁은 펜션을 하신다..
천태호에서 내려오는 길에..

여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1년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신다..
그래서 펜션 이름도.. 사계라고..


예전 학숙분들과 오면..
입구가 차들도 가득했는데..ㅎㅎㅎ



이름은 뽀삐다..
지금 2번째 출산을 했고..
캄보디아에 계시는 사모님께서..
학숙장님보다 먼저 안부를 물었다고 한다 ㅎㅎㅎ


펜션사계는 산속에 있다..
그래서.. 온 천지가 울긋블긋하다..
가을을 새삼 느낀다..


펜션 뒤에는 텃밭이 있어서..
배추며.. 고추 간단한 채소는 기르신다..
물론.. 유기농..

토요일..
10시 30분쯤 김현수 선배님이 오셨다..
학숙장님 현수선배와 나.. 이렇게 장작을 패고..

또 누고 올사람이 없을까 해서..
여기 저기 전화를 해서..

23기 김손금님, 공민정님을 불렀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오고 싶어 하셨다 ㅎㅎ

그리고.. 20기 박종호 선배님..

오실때 시장을 한~~~거 봐오셨다 ㅎㅎ

물론 저녁은 삼겹살이다..
전어와 빨간고기도 구워 먹었는데.. 그 맛이란.. 크크크



삼겹살이 맛난다..


일요일 아침..
다시 새로오신 분들과..
잠시 천태호로 갔다..


이틀이 지났을 뿐인데..
단풍이 고새 다 떨어졌다..



천태호 뚝위로 길이 나있는데..
못들어간다..

근데 왠지 가고만 싶다 ㅋㅋㅋ
들어가지 말라면 들어가고 싶은...

아침을 먹고..
현수선배와 나는 부산으로 왔다..

난.. 결혼식이 있어서.
결혼식 참석을 하고 다시 오겠다고 말씀 드렸다..



결혼식을 마치고..
사상역에서 기차를 기다렸다..
내가 탈 기차 시간은 18:07분..
근데.. 연착이 된다..
그것도 20여분이나..
역무원님 께서 하시는 말씀은..
이렇게 많이 연착되는 적은 처음이라고 하신다..
왜 그러냐는 물음에.. 정확하게 연착되는 이유도 모르신다 ㅠ.ㅠ

졸지에 사상역에서 30여분을 기다렸다..
너무 길다..

삼랑진 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으실 박종호 선배님과 학숙장님을 생각하니..
30여분은 너무 길었다..


기차를 타는 사람들이 없다..
일요일이라서 그런가...



기차가 들어 온다..
확.. 콱.. 진짜.. 좀 빨리 오지 ㅠ.ㅠ


삼랑진에서 도착 해서..
다시 펜션사계로..
저녁을 먹고..


학숙장님 댁 거실에서 보는.. 뷰...
ㅋ ㅑ~~~~
저 멀리 안태호가 보인다..


월요일..
부산으로 오는길..

학숙장님댁 펜션 사계에서 지낸 4박5일..
내 집같았다..

작은 일에도 감동을 해라..
다른 사람들이 하는 애기를 귀담아 들어라..
귀담아 듣고.. 실천을 하면.. 감동이 있다..
그래야 사람이 바뀐다..

학숙장님 께서 해주신.. 몇마디가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내가 너무 거만해진것이다..
내가 너무 잘난척 한것이다..
내.. 자존감이 너무 큰것이다..

잊지 못할 여행이었다.. 일상이었다..

초대해주신 학숙장님께..
기꺼이 함께해주신 박종호 선배님께..
김현수 선배님께..
김손금님께.. 공민정님께..
감사드린다..

감동을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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